바람: Americas

** 나의 일기장

걷는소녀 2012. 8. 13. 04:13





나의 일기장

My Diary









편지고 일기고 이것저것 쓰는 것을 워낙 좋아하니깐, 여행에서는 특히나 일기장은 필수.

일기라는 것이 쓰기 귀찮다는 것 이외에 다시 펴 볼일이 별로 없다는게 또다른 함정이지만,

대망의 남미 여행이니 역시나 신경써서 일기장을 챙겨 갔다.

전에 둘러보다 점찍어 놓은 sketch book으로(!)

즉, 가져간것이 노트가 아니라 하드커버에 데생용으로 쓰이는 스케치북이였다는것!

빨간색이라서 마음에도 많이 들었고 종이 재질도 맘에 들었다.

80장이라 처음에 계획했던 여행보다 월등히 많아서, 어느때고 메모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뜯어낼 수 있는 시스템도 마음에 들었다.


사진의 표지는 푸에르트 몬트에서 산티아고 란칠레를 타고 날아갈때 

잡지를 보고 있는 나에게 승무원이 잡지 가져가도 되는거라고 해서 좋아라 가져와서 그중에서 한장 뜯어서 표지를 한것.

고로 50일 이상은 표지로 가방 속에서 뒹굴었으니 너덜너덜 해질만 하다.

그래도 포도주를 따르고 있는거며 모자며 눈썹까지 남미 스러워서 마음에 든다 :)

(표지는 visa광고. 어디든 가면 된다는 최근의 비자 광고 마크가 같이 찍혀 있다)


여태껏 많은 여행을 다녔지만, 처음으로 혼자 다녀서 인지 일기장을 채워 넣을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이동할떄, 밥 먹을 때, 앉아서 쉴때, 항상 혼자 있다 보니 일기장을 꺼내기도 좋고

혼자서 아무 생각없이 뭐든지 적어내려가기에도 좋고.

심심 할때에도 꺼내서 빈 부분들을 채워 넣기도 하고..

약간은 일부로 더 열심히 쓰다 보니 5월 31일 우유니 투어 이후의 날짜는 모두 채워 넣었다

우왕'ㅅ'ㅋ정확히 40일치는 다 채운셈~


5월달은 워낙이 들쑥날쑥하다. 여기저기 티켓 칸도 남아 있고 일기를 얼마나 많이 쓸지 여행이 더 연장 될지 짧아 질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였기 때문에 글씨도 좀 크고 빽빽하지 못하고 채우지 못한 날짜도 워낙 많다. 

쓰다 만 부분도 많고 뒷 부분을 쓰기 위해서 적당히 띄워 놓고 쓴 곳도 많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라서 그런지, 펜으로 다시 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은 잘 안 생긴다.

초반에는 일기 쓰는 것도 힘들었지만, 넷북이 작동하고 있던 상태라서 사진 정리나 컴터로 일기쓰기가 가능해서

페이퍼북 일기에는 손이 잘 안 갔던 것도 한 몫 했던것 같다. 

푸에르트 몬트 이후에 산티아고에서 약간, 산페드로 아타까마에서 완전 컴터가 나가버리고 나서는

사진 리뷰할 방법도 없고, 내 기억은 오로지 글로만 저장이 되는 상황이니 더 열심히 썼다.


고장난 컴터를 들고 계속 다니느라 욕도 엄청나게 하고 짜증도 엄청나게 냈지만, (너무 무거운데다가 보안 문제로 작은 가방에 넣어야하고ㅠ)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쓴 일기를 보면 약간은 감사해야한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또 컴터가 없어서 고생한 시간과-_-(온갖 인터넷 예약!!!!!!) 사진을 옮기지 못해서 한 마음 고생과(메모리 걱정)

사진 저장을 위해 산 저장장치들!(usb에 사용 못한 메모리카드ㅠ와 또 다른 메모리카드ㅠ)


무엇보다 요즘 블로그에 여행 정리하면서  컴터가 없었던게 정말 미친듯이 후회된다ㅠㅠ


블로그 하나 올리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드니ㅠㅠ

컴퓨터가 있으면 시간 날때마다 사진 리뷰하면서 일기를 쓰고 있었는데, 그걸 못 해 놨더니 한꺼번에 사진 리뷰도 하면서 정리하고

그거에 관해서 블로깅하려니 머리가 아프고 몸은 안 따라간다. 사진만 보고 있자니 재미 없어지고 글을 쓰자니 쥐가 나고 쓰다보면 머리가 텅 비어 버린다.

그렇다고 아직 일기장을 꺼내 다 읽기에는 추억이 퇴색되지 않아서 보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후반부에 빽빽한 글씨들 사이에서 원하는 부분 찾아내기도 힘들 것이다.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모두 뒤로 하고도 나의 일기장을 너무 사랑한다.

티켓도 마저 붙이고 빈칸도 채워볼까 하고 아직 나의 여행박스에 넣지 않고 책상위에 존재하지만, 이제는 그만 집어 넣어야겠다.

고마운 나의 추억 일기장 :)








반응형

'바람: Americas' 카테고리의 다른 글

NEW YORK] Happy……  (0) 2012.11.25
* 다 쓴 볼펜만큼,,  (0) 2012.08.28
** 지폐의 성형수술  (0) 2012.08.16
** 나의 버리지 못한 핫팩  (0) 2012.07.26
DAY 00: 여행, 시작하려하다 leaving Korea  (0) 201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