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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시한부 인생을 너무도 잘 그려낸 가슴 먹먹한 영화 [ Now is Good ]

걷는소녀 2012. 11. 12. 23:37














나우 이즈 굿

Now is Good


2012








지난 여름부터 찾던 따뜻하고 감성적인 영화가 드디어 나온 것 같아서 영화관을 찾았다. 

사랑하고 있지 않는 당신의 시간이 아깝다고 말하는 영화의 서브타이틀과 함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의 사랑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있는 상태로 영화관을 찾게 되었다.

그것 이외에도 많은 사랑을 받은 다코타 패닝의 단독주연 성인영화라는 점도 흥미로운 점이였다.














오프닝에 흐르는 음악이 흐르는 순간부터 영화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노래가 제법 좋아요:) 

노래를 구해서 제대로 들어보고 싶네요. 음악 감독은 Dustin O’Halloran!













아역부터 연기를 해서 그런지 연기 전달력도 좋았지만, 전신샷에서 나오는 느낌도 매우 좋았다. 바싹 마른 어깨와 쇄골선에 오버사이즈 니트를 입을 때의 말기암의 병약한 소녀의 이미지만이 아니라 원피스를 입었을때 사랑하는 소녀의 이미지도 담아 낼 수 있는 체형이라고 생각했다. 뭘 입고 다녀도 아파보이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라 데이트할때, 아플때, 외출할때의 차림이 다른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  별로 신경쓰지 않은 듯하면서도 소소하게 다른 아이템들! 나름 계절별로 다른 옷들도 입고 나온다~ 가을/겨울/봄까지의 의상이 묘하게 다름 :) 














옛날의 다코타 패닝과는 완벽하게 다른 이미지도 아닐 뿐 아니라, 얼굴 마저 바뀐 듯이 보이는것이 놀라웠다. 포스터를 보기만 해도 옛날의 다코타패닝만으로 그녀를 연상하기 쉽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서도 아이엠샘의 반짝거리던 조그마한 아이를 찾아 낼 수가 없다. 새하얀 피부와 턱과 입이 주는 느낌만 같은듯. 무려 영어하는 말투도 단순 연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바뀐느낌.

어떻게보면 완전 사내아이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나이들어 보이는것이.. 극중에서 17살의 느낌은 조금은 부족한 느낌. 사실 외국에서는 만으로 나이를 세는데다가 18살이면 대학교도 가니깐 마냥 어린 아이는 아니기도 하지만, 느낌은 28살의 여인의 인생 같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은 벽에 써 놓은 그녀의 리스트.

정자로 번호 붙여 써놓은 것이 아니라 데코레이션하듯이 각기다르게 써놓은 벽의 글씨가 좋다. 세세하게 보면 예쁘게 써놓은것은 아니지만 주머니 속에 꼬깃꼬깃하게 넣어 놓은 종이 리스트가 아니라서 자신만의 비밀보물의 느낌보다는(마치 버킷리스트 영화처럼), 앞으로 내가 살면서 이루고 자하는 꿈같이 원대해보여서 그녀의 인생도 더 아름답고 창창해 보인다.


또 하나의 장면은 언덕 위의 벤치. 그 벤치에 처음으로 데려가는 순간, 아.. 하고 탄식을 내뱉었다. 너무 예쁜 장소에 예쁜 벤치가 둘 만을 위해서 존재해서


봄을 준비하며 인생 계획을 말하던 (그 사람과 학부모 회의를 가고 아이는 세명은 이름은 무엇이라며, 그리고 내가 계속하고 싶은 것은 너랑 있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되내이는) 그 봄 장면들도 좋았다. 인생이 봄 같을 만 같은 어쩌면 4월에 나오는 친구의 아기를 볼 수도 있다는 조금은 희망적인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따스했다.



















17의 나이에 스스로 모든 치료를 거부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용감한 소녀에만 포커싱을 할 줄 알았던 영화는 주변 인물들도 충분히 보여준다. 

17살은 죽음을 아직 받아 들였는지는 몰라도 그녀의 인생에 끝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반면 자신의 어리고 예쁘기만한 딸의 병치레와 뒷바라지에 매달리며 끊임없이 부딪히는 아버지. 자식의 죽음을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뜻대로 안 굴어주는 딸이 야속하기만한… 마지막에는 펑펑 눈물을 쏟아내는 아버지.

같이 살지 않다보니 자식들에게는 무심하기 그지 없는, 딸이 아프자 어쩔줄 몰라서 아무것도 못하는 본인을 발견하고 결국에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여는 어머니.

죽음이 무언지 몰라서 '누나가 죽으면~' 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대는 관심이 필요한 9살짜리 꼬맹이의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임종의 마지막 인사.

죽음의 문턱앞에서 만났지만, 서로의 마음으로 함께하기로 하고, 그리고 자신이 떠나더라도 인생은 계속되는 그러는 말에 살기로한 연인. 그리고 집에서 맞이하는 힘겨운 임종의 마지막까지 지킨 연인.

그녀의 인생에서 친구도 큰 부분을 차지 하지만, 죽음을 향해가는 과정의 동반자 정도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아기를 가지므로써 그녀에게는 새로운 희망의 상징이 되어주기도 한것으로 보인다.

친구의 아기를 꼭 품에 안아보고 죽고 싶었던 소원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희망은 충분히 되었으리라.








죽음의 받아들이는 각자의 방식은 너무 상이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다르다. 마치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을것 처럼... 죽음 이후의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도 분명히 다르겠지만,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예상 가능한 죽음을 함께 받아 들이며 화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그 감정도 잘 보여주고 있었다. '한 소녀가 핑크빛 사랑을 만나고 슬프지만 행복한 죽음을 맞이했다' 정도의 스토리일꺼라는 예상과는 달리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상황에 죽음을 깔아 놓고 있었다. 덕분에 그 어떤 장면에서도 가슴 가득한 먹먹함은 쉽게 지울수가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버지의 상처. 자신의 딸 앞에서 우왕좌왕하고 의사앞에서 당황한 어머니의 마음. 누나가 죽으면 귀신이 되어서 나를 따라다닐꺼냐는 9살짜리의 천진함. 작별인사를 하면 자신이 누나를 죽일 것만 같다는 어린 동생. 통증 조절을 위한 모르핀 치료중이라 꿈과 현실마저도 분간이 불가능한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자고 있을 그녀의 곁을 지켜주는 연인. 잠들어 있는 그녀의 침대곁에 누워서 항상 지켜주던 마음은 어땠을까.





* 우리나라에도 가정간호 제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말기환자들이 장기간 병원이나 요양원에 못 있을때, 집으로 모시고 싶을때, 가정간호를 나가기도 하는 것으로 아지만,,

앞으로 점점 더 확립되어야 하는 제도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의 과정이 짧지도 쉽지도 않으므로, 꼭 병원을 찾지 않아도 가족과 환자를 서포트 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간호사 뿐만 아니라 의사도 가정 방문을 하면서 컨트롤을 한다면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임종을 충분히 맞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에 기계에 의존해서 몇달씩 중환자실에서 케어를 받다가 가족들도 잘 못 만나면서 죽음을 맞이 하지 않도록 말기의 통증과 증상 조절, 간병등을 위해서 병원에 와야한다는 인식은 많이 가지고 있었고 분명 마지막의 환자가 얼마나 괴로운지도 봐왔으며 그것은 가족들만으로 감당하기는 힘든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렇게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 한다면 떠나는 사람도 남아 있는 사람도 충만한 인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grey's anatomy에서 90이 넘은 이모의 임종을 대하던 조카들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런 에피소드를 볼 때라면 임종을 병원에서 맞이해야할 필요도 충분히 있다는 생각은 든다. 무엇이 답이라고 하기는 조금 어려워 보이지만, 말기의 모든 역할을 요양병원이나 대형병원이 감당해야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눈천사도 좋았다>_< 어찌나 귀엽던지..

그들은 그렇게 겨울을 함께 이겨냈다.. 라고 말하고 싶다^_^













데이트 신청에 겸연쩍여하면서 지금아니라 시간될때 언제든 가자라고 하자 희미하게 웃으며 지금 가자고 말하는 첫 데이트.

now is good.








나우 이즈 굿 (2012)

Now Is Good 
8.3
감독
올 파커
출연
다코타 패닝, 제레미 어바인, 카야 스코델라리오, 올리비아 윌리엄스, 패디 콘시다인
정보
드라마 | 영국 | 103 분 | 2012-11-08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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