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0 = DAY2 = 테오티오우칸 Teotihuacan
온몸이 찌뿌둥하고 움직이기 싫은 아침을 맞이했다.
그래도 여기에 계속 있을 순 없으니 움직이긴 해야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걸 하고 싶은 나이지만 그래도 힘들게 하지 않고 천천히 하자는 생각으로 일단 오늘의 이동을 해보기로 한다.
어딘지 이상하고 적응 안되던 집 주인은 그래도 버스 타라고 코인도 챙겨주고 버스 정류장까지 마중도 나와 줬다.
히피 같은 특이한 주인장.
https://www.airbnb.co.kr/rooms/14712871?source_impression_id=p3_1670984613_uuz%2BSDabuBpuAhyp
지금도 air bnb 영업하고 있는 주인장이다.
버스는 터미널 바로 앞에 내려줘서 한 번에 티켓사기, 짐 맡기기, 빵사기,
뛰어서 10시 버스 타기 까지 스트레이트로 진행되었다.
오늘은 뭔가 되는 날인가보다.
짐을 맡길 수 있는 가게가 있었다.
그냥 락커는 아니고 사람이 받아주고 테그를 달아주는 그런 곳이다.
남미를 여행할 때에도 버스를 타기 전에
미리 짐을 체크인 해야해서 텍을 미리 달고 맡기거나 했었는데 그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때는 짐을 미리 맡기는게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다 털리는 거 아닌가, 다 없어졌는거 아닌가.
여러곳에 들리는데 내 짐이 마지막까지 잘 따라오는게 맞는가 . 그 때는 계속 불안해했던 것 같다.
그런 것치고 한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다녀서 신기했던 소중한 내 남미 여행
이 곳에 메인 짐 가방을 맡기고 버스를 타기 전에 식사용 엠빠냐다스를 샀다.
남미 여행의 소울푸드인 엠빠냐다스를 다시 만날 수 있다니.
이전에 얼마나 많이 먹었던지 -
길에서 간단하게 파는 고기와 밥도 늘 좋았지만
샌드위치처럼 간단하게 먹을 수 있고 저렴한 엠빠냐다스는
간단하면서도 만두 같지만 고기도 들어 있어서 늘 든든하게 배를 채울수 있는 든든했다.
버스 마저도 다소 늦은 출발과 생각지 못한 중간 정차 때문에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정말 정확히 한 시간만에 도착하는 신기한 시스템을 보여주었다.
도착해서 티켓팅을 하고서 관광을 시작한다. 무한 걷기의 시작.
티켓도 예쁘게 생긴 티오테노칸.
이때는 몰랐다. 모든 티켓이 이렇게 홀로그램이 들어간 어여쁜 모양의 티켓인 줄은.
과거의 경제강국 다운 연오는 이런 곳에서까지 드러나는 건가 싶은 순간이였다.
현재는 별볼일 없는 나라인것 같아도 잘 살았던 시절이 있는 강국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힘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일단 입장을 했다.
남아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큰 피라미드라고 해서 입장 하지 않아도
멀리서 부터 보이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었는데 특별한 것 하나 없는 입구를 지나도
기대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것이 없었다.
입구를 지나면 보이는 것도 약간 떨어진 곳에 박물관일 뿐이 있었다.
약간의 용기를 내서 조금 더 들어가보니 박물관과 피라이드는 서로 반래 방향으로 표시가 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피라미드 방향이라는 곳을 쳐다보니 드디어 저 멀리에 특별할 것도 없고 규모드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
아득하게 멀게만 보이는 피라이드가 보였다.
가보고 싶은데 왜 이렇게 먼 것인가라는 생각만이 드는 거리였다.
그래도 한숨 한 번 쉬고 걷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무한 걷기의 시작이다.
덜렁 한개의 거대한 피라미드만을 생각했던 나에게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길은 난감하기만 했다.
이 곳은 그때 그 시절의 행렬과 제사나 행사들의 규모를 보여줄 수 있을 만큼 길다란 광장이 함께 있었다.
재단이 컸던 만큼 행사도 크고 주변 지형도 크고 길수 밖에 없긴하겠지만
보통 재단은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덩그러니 발견되어서 그 주변에는 특별한 것이 없기 마련인데
잘 보존 되어서 좋은 것이라고 해야할지, 나에게는 그저 귀찮은 것이라고 해야할지...
게다가 재단은 하나가 아니였다.
입구 가까운 곳부터 벽만한 재단도 있고, 가장 큰 피라이드 옆에는
(옆이라고 쓰고 꽤 떨어져서 라고 읽는다) 비슷한 크기의 재단이 하나 더 존재했다.
이렇게 보고 안 오를수 없었다.
둘중의 하나를 골라서 오르자는 고민을 할 만큼 두개의 피라이드가 가까이 있지도 않았다.
일단 눈앞의 피라이드를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것이 해의 제단, piramide del sol 솔 이였다.
.
열심히 오르고 나니 높고 고생한 만큼 나라 보이는 것이 엄청나게 많았다.
과거 왕이나 제사장들의 위치를 느낄 수 있는 높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발 밑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하찮고 작아보였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높은만큼 바람도 시원한 풍경도 탁 트인것이 완전 신났다.
등산을 했을때 올라가는 동안은 힘들고 아무 생각이 없었어도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과 멋진 뷰를 보고 나면 고생한 것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이 위에 있으니 만족스럽고 여기 까지 걸어온 것 마저도 기억 나지 않을 지경이였다.
오랜만에 혼자 여행 왔으니 점프샷도 열심히 남기고, 바람도 충분히 느꼈다.
여기에 오르고 나니 전체 모습이 더 잘 보이는 마지막 피라미드도 조금은 힘들더라도 역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라갈때는 땅만 보면서 발걸음을 옮기느라 몰랐지만
내려 올때는 다시 보면서도 정말 엄청난 규모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 각도로 이 높이의 재단을 세우기 위해서 도대체 땅은 얼마나 넓은 것이며 얼마나 많은 돌이 사용되었는지 상상하기도 어려운 정도였다.
올라오는 사람들만 힘든것이 아니라 내려오는 사람들 조차도 힘든 피라미드였다.
자 이제 piramidal del Luna 로 가보자.
남은 길도 열심히 걸어서 다음에 도착했더니 잠시 올라가는게 고민이 될 지경이였다.
곳곳에 등반에 지친 여행객들 뿐이였다.(참고로 오늘은 동양인은 아예 만나지 못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잖아라는 마음 가짐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올라가봤다.
올라와보니 아까와는 또 다른 느낌이 있고 좋았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더 마음에 든다.
이제 그만 내려가자.
위에가 뷰도 좋고 시원하고 좋긴한데
들어온 길을 다시 다 되짚어서 돌아갈 생각을 하면 아득하다.
관광지 답게 입구에서부터 기념품을 파는 좌판들이 있고
생각지도 못하게 안에 드 넓은 광장에도 드문드문 기념품을 파는 행상인들을 볼 수 있다.
우리로 따지면 경복궁 내부에서 호객하고 기념품을 파는 것 같은데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이런게 가능하다는 것이 다소 신기했다.
그리고 이중에서 조금 비싸긴해로 자그마한 뱃지도 발견 할 수 있었다.
매우 마음에 드는 신나는 날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땅에서 자라는 선인장을 보고 있자니
정말 다른 곳. 지구의 반대편으로 왔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서부 여행에서나 볼 법한 사람 키 만한, 땅에서 자라나는 선인장은
우리 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알로에나 데낄라 같은 것들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이미지였다.
너무 유명한 관광지라서 오지 알까도 생각했던 곳인데
생각보다 훨씬 더 이국적인 분위기이고, 우리의 고인돌과는 또다른 느낌이고,
마추픽추와도 또 다른 모습이라서 다녀오기 잘 했다는 생각은 충분히 드는 하루였다.
하루를 꼬박 사용했다는 슬픔은 있지만 매일 매일 다른 일정을 보내는 11일 중에서 색다른 하루였던 확실하다.
친절하게 테오티오칸이라고 써진 버스를 타고서 간다. 버스로 아담하고 귀여운 사이즈.
이제 다시 도시로 돌아갈 시간이다.
https://goo.gl/maps/TzNZx5yZn7dEayzB6
Mexico 여행하기 20170181-20170131, Day 2 Teotihua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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