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Americas/Argentina, 2012

DAY 20: 최고 맛난 디저트와 마지막 밤, BARILOCHE

걷는소녀 2012. 8. 27. 05:57

DAY 20_ BARILOCHE, ARGENTINA

마지막 디저트와 뜻하지 않은 저녁





























우리의 헤어짐도 아쉽고 배의 출출함도 아쉬워서 디저트 한입 같이 하고 헤어지기로 한다.

여자 셋이 모여서 아무것도 안 먹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RAPANUI since 1939




바릴로체의 top chocolateria 중 하나라고 한다. 사람들이 잔뜩 초콜렛을 사는 것을 밖에서 구경하다가 가게에 들어간다.

초콜렛을 잔뜩파는 곳을 지나 들어감녀 우리네의 카페보다 훨씬 늘어지는 컨셉의 쇼파 가득한 샬롱 같은 곳이 있다.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으면 되는데 마침 동전을 털어서 계산하는 아이들 무리가 보여서 그 자리에 앉기로 했다.

못 먹은 탓도 있고 초콜렛 냄새가 진동을 하는 탓도 있으니 우리는 이미 두근두근 모드.



















메뉴판이 참 여러장이다. 초콜렛 가게 치고는 끝도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휘안 찬란한 케익들 사이에서 힘든 선택하기! TOUGH CHOICES!

결국 마실것 하나씩과 케익 하나씩을 선택했다. 이건 저녁수준의 칼로리가……















나의 쇼콜라떼+_+

아르헨티나에서 정말 행복하게 했던 것 중에 하나는 쇼콜라떼, 핫초코라고 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를 떠난 이후에 그리웠던 것 중에 하나다. 유럽에서도 한번도 시켜 본 적도 없지만(여름에만 갔으니)

이런 핫초코는 쉽게 만나지 못할 것 같다. 한국에서는 절대로 만나지 못할 것이다. 차원이 다른 초콜렛;ㅁ;


특히나 바릴로체는 초콜렛으로 유명한 곳이니, 길거리의 어떤 모퉁이는 돌아설때 초콜렛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토록 유명한데 안 먹어 볼수 없지! 이런 나의 마음가짐을 도와주게끔 디저트 먹고 가시겠다고들 해주시니 감사 :D



이녀석은 아주 진한다기 보다는 카푸치노처럼 거품으로 만든 듯 가벼운 느낌이라 좋았다.












가장 인기가 좋았던 나의 레몬 파이+_+

머랭이 잔뜩 올라간 케익이 먹고 싶어서 ( 이 동네 케익은 모두 머랭 투성이라고! 먹고 싶어 죽겠다고!) 시큼상콤한 레몬 선택













아몬드가 잔뜩 올라갔던 고소한 타르트. 

제법 신기했다. 견과류로 저렇게 타르트를 가득 채울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에서 먹는 것처럼 타르트가 작거나 견과류가 큼직한 것도 아닌데 말이지.

견과류의 big fan이 아닌 나도 맛있다고 느낀 케익














이미 바릴로체의 다른 가게에서 초코무스에 흠뻑 빠진 은영님이 선택한 초코무스는 너무 지나친 기대를 한 탓일까.

기대 이하의 맛을 보여주었다. 제법 훌륭하지만 다른 두개의 케익이 월등한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웠다.















조그마한 초콜렛이 우리의 눈을 사로 잡아서 웨이터 아저씨한테 이리저리 물어보고 안 시켰는데,

서비스로 세개를 갖다 주셨던'ㅅ' 우왕'ㅅ' 씹으니 이렇게 딸기인지. 베리인지. 이양>_<

미각적으로 무지무지 신났던 까페 탐방이 되었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두 여자와는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 말 그대로 식사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무언가는 먹어야겠다는 생각 +  남은 재료들을 어떻게든 사용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장에 들러서 샌드위치 만들것과 이것저것 몇가지를 사가지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확인할 수 있었던 야경 :)












돌아와서 나를 맞이 한것은 방에 새로온 자메이카 출신 미국인 아르헨티나에서 교환학생을 한 흑인동생(으로생각되는녀자)과,

12명이서 여행하는 내내 단 한번도 보지 못한 거대한 식사를 만들어서 자기들끼리 내가 도무지 알아 들을수 없는 말로 부엌을 휘어잡은 그들의 옆에서,

내 요리를 하자니 내가 너무 불쌍하게 여겨지고 분명 배고플텐데 혼자 있고 지쳐서 분명 아무 것도 안 먹고 있을 흑그녀에게 3번이나 내꺼 많으니까 같이 먹자고 해서 앉아서,

남은 면을 다 삶고 크림소스파우더와 우유를 들이 붓고 로모햄과 치즈를 넣어서 잘 믹스한 완전 맛이 좋은 파스타를 함께 먹으면서,



온갖 이야기를 하면서 아르헨티나 남자들이 얼마나 have a cute  smile과 flaring with everyone에 대해서 폭풍 공감하면서, 

그녀에게 작업걸던 아르헨티나 남자가 얼마나 마초적인 대표 나쁜 남미남자인지에 대해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며,

내게 남은 빵과 계란과 모자렐라 치즈까지 그녀에게 넘겨주면서, 그녀가 vernet을 어떻게 안 먹고 아르헨티나를 떠날수 있냐며 절대 안된다고 하면서 

10시가 다 된 시간(이동네 웬많나 가게들이 다 닫는 시간)에 질주하며 길거리를 헤집고 나가서 술을 구해서 콜-버를 만들어서 먹으면서 마지막밤을 보냈다.




이름도 기억 안나고 연락처도 교환 안 한 짧은 밤이였지만, 이틀 전이였던 생일까지 축하해주면서 즐거운 밤을 보내서 고마워.

너 아니였으면 12명이 넘는 스페인 그룹(전부 스페니쉬는 아니였지만,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페니쉬를 할 줄 알았다)에 소외당해서



정말 처절하게 슬픈 밤을 보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그들이 모여서 카드 게임할때는 가히.)



그녀의 마음아픈 나쁜 사랑이야기가 어서 완치되기를!




















** Vernet.

그녀가 나에게 강추한,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사랑하는 술이라는 버넷은 이 버넷이라는 알콜에 콜라를 섞어서 마신다. 

정확히 말하면 콜라에 알콜을 타는 정도. 약 1:8정도의 비율로 섞는듯.


그러면 처음에는 이게 뭐야. 라고 생각했다가  모이쳐 하면서도 알콜맛이 있고 중독성이 강하다.

콜라는 술을 매우 달콤하게 만드는 재주가 뛰어난것 같다. 우리네의 고진감래 처럼.


















오늘 나와 하루를 함께해준신 두분께 소소한 감사의 말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