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05_ BUENOS AIRES, ARGENTINA
CAFE TORTONI
역사의 까페에서 쉬다
아르헨티나의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까페 중에 하나.
TORTONI.
친구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문 앞에 아저씨는 잠시 미뤄두고 내부를 한 바퀴 돌았지만, 친구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곳이나 앉아도 된다고 해서 적당히 자리 잡고 앉으니깐 쾌활한 웨이터 아저씨가 메뉴판을 갖다 준다.
칼라풀한 메뉴판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쾌활하고 친절하다, 라는 표현이 적절한 웨이터 아저씨 덕에 기분이 좋다.
까페의 웨이터 이지만 손님을 대하는 본인만의 철학이 있는 듯하다.
늦은 점심으로 먹을 만한 것과 마실 것을 시킨다. 시큼한 레몬에이드와 피자빵.
생각과는 조금 다른 피자가 나와서 당황했지만, 제법 내용물은 실한 편이라 맛 있게 먹는다.
관광 까페이다 보니 이정도면 싸게 빵을 잘 먹었다.
의외로 WIFI가 없는 까페이다. 친구와 연락이 되면 좋은데 방법이 없다. 이곳에서 기다리는 수 밖에..
약속 시간 보다 한참이 지나도 친구가 나타나지 않는다. 초조하다. 오늘은 도시를 떠나는날인데, 친구와 인사를 꼭 하고 싶은데.
여기서 만나지 못하면 쭉 못 보게 될 것이라 꼭 만나서 인사를 하고 싶다.
까페를 기웃기웃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뭐 저리 재미나게들 떠드나 구경하며 다른 데 집중해보지만
자꾸만 문을 쳐다보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일부러 문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으니까..
여기는 까페니깐 그래도 커피맛으로 제법 유명하니깐, 나도 카페를 하나더 시킨다.
여기에 나를 묶어 둘만한 이유도 더 있어야하니깐.
눈길을 끄는 특이한 special cafe도 많이 있다. 왠지 실험해보고 싶다.
클래식한 맛이나는 까페니깐 클래식한 커피를 시킨다. 카푸치노.
아르헨티나는 유럽과 거의 같아서 커피 문화도 훌륭하다. 그들이 커피를 즐기는 모습은 유럽과 정말 비슷하다.
since 1858.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니. 일본 침략 이후 과거와 단절되고, 현대 문물 받아 드린 이후 끊임없이 변해가기만 하는 우리에게는 없는 것 중에 하나이다.
변화를 받아 들여야 한다고 믿지만, 이런 시간이 멈춘, 앞으로도 언제나 찾아 가면 존재할 것이라 믿을 수 있는 곳이 있는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나의 단골 집은 나이가 들어서 오랜만에 가도 같은 자리에 그대로 위치하는 집이기를 누구나 바라지 않는가.
의자 안에 빼곡히 많은 사람들 만큼이나 벽에는 그림이 빼곡하다. 모양도 제각각.
어떤 기준으로, 어떤 연대에 모인 그림인지, 처음부터 다 걸려 있던 건지, 하나씩 모으다 보니 다 걸린건지 알수 없다.
한쪽에는 자신들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보여주는 컬렉션도 존재한다.
대리석 테이블의 감촉은 차갑지만, 대리석만이 주는 느낌은 견고하고 근사하다.
시끄럽기는 천장이 높은 만큼 시끄럽고 우리나라 여느 까페와 다르지 않지만
언어가 달라서 일까 지구 반대편이라서 그럴까. 그저 근사하게만 느껴지면서 이들이 부럽다.
홈페이지도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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